오늘은 사찰 기행으로 구미 금오산 약사암을 다녀온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매달 한번씩 사찰을 가기로 했었는데 5개월 만에 금오산에 있는 약사암에 갔습니다.
친구와 술한잔 기울이다 나온 약사암..... 금오산이 난코스라고 걱정을 많이 하며
기필코 다 올라가리라 맘먹고 간 산행 겸 사찰 기행이었습니다.
금오산
지도위에서 위치를 확인하세요
map.kakao.com
금오산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976m의 높이에 현월봉이 정상입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산새로 산 전체가 급경사에 기암절벽이라 돌계단이 끝도 없었습니다.
매일매일 운동을 조금씩 했던 덕에 완주가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금오산 오르기 전에 몇 날 며칠 했던 웹서핑의 결과 일단 케이블카를 타고 해운사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는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성인 왕복 9,000원입니다.
케이블카 안 탔으면 어두워져서야 하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찔한 생각으로
케이블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케이블카에서 내려 옆으로 해운사가 있었지만 과감히 패스... 우리의 목표는 약사암이라는 집념으로 바로 돌아섰습니다. 이곳에서부터 1.9km라니... 동네 250m 산행도 헉헉 거리면서 했는데 그걸 생각하면 아찔한
거리이긴 했지만 다시 맘을 다잡아 봅니다.
그렇게 아주 잘 닦여진 데크를 계속 오르니 경쾌한 폭포 소리에 나도 모르게 이끌렸습니다
시원한 계곡 바람과 청정한 자연의 소리.. 눈을 맑게 해주는 폭포... 물이 좀 더 많았으면 웅장했을 모습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폭포까지는 케이블카도 있고 등산길도 잘 되어있어서 아기를 데려 오시는 분들도 많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이 보였습니다. 돗자리 펴고 자연을 즐기는 분들도 많이 보여 맘이 즐거워지네요..
바로 옆으로 도선굴도 있었지만 역시 패스.... 블로그를 보면 내려오는 길에 들러야지 라고 해놓고
다들 시간이 없어 못 보고 왔다는 내용들이 많아서 우리는 아예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끝도 없는 바위길을 오르고 올라 할딱 고개 도착.... 이제 1단계 지점이라는 표지판이 앞으로의 등반길의 고난을 말해주니 나를 두렵게 만들었으나 그 앞으로 펼쳐지는 모습에 잠시 잊을 수 있었습니다.
할딱 고개를 지나서도 계속 돌계단은 이어졌고 쉬엄쉬엄 올라가기를 계속하다 보니 드디어 만난 평지..
정말 천국이 따로 없구나 느꼈습니다. 산 정상 다 오를 무렵 수질검사 완료된 음용수도 있었으며 그 물맛은
달콤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금오산성의 흔적들을 지나지나 드디어 약사암이 보이네요..
약사암과의 만남은 잠시 접어두고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에서 기념 한컷...
드디어 오늘의 목표인 약사암....
일주문에서부터 느껴지는 아우라는 중국의 장가계를 떠올리는 풍경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약사암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함의 연속이었는 데다 할딱 고개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고
주변 풍경을 느낄 여유도 없었지만 산새가 험해 먼 풍경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약사암에 오는 순간 탁 트인 자연경치는 그간의 고생을 만회해주는 희열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올라가면서 내내 생각했지만 이 험난한 산 꼭대기까지 암자를 어떻게 지었을까?
그 피와 땀을 생각하면 경건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모든 중생을 질병에서 구해준다는 약사여래에서 연유해 약사암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주문 들어서면서 경치에 한번 놀라고 절벽에 있는 암자에 한번 놀랐습니다.
108배로 심신수양을 하고 잠시 자연 앞에 우리는 작은 존재라는 걸 느끼면서 땀을 식혀봅니다.
내려오는 길은 법성사 가는 쪽으로 마애여래 불상과 오형석 탑이 있는 곳을 찍고
도립공원 주차장으로 선택했습니다.
올라갔던 코스보다 더 볼거리도 많고 경치도 더 즐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먼저 마애여래 불상으로 향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뿌리를 뒤집고 사는 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힘들어 보이는 나무도 보고
한뿌리에서 16개의 굵은 줄기가 뻗어 나온 단풍나무도 보고...
바위에서 수천 년에 걸쳐 나오는 용암이라 이름 지어진 약수도 마셔보고..
그러면서 마주하게 된 마애여래입상.... 바위에 부조로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은 높이가 5.5m,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눈매가 가늘고 입이 작아 신라시대의 불상과 다르다고 합니다.
또 굽이굽이 내려와 오형 돌탑에 이르렀는데 할아버지가 손주를 생각하며 쌓았다는 돌탑이라고 하는데
너무 아찔한 곳까지 돌탑이 쌓아져 있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손주를 생각하는 맘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오형 돌탑에서의 경치가 또 아주 끝내준다는 거...
이렇게 저렇게 무려 4시간의 산행을 뒤로하고 금오산을 내려오게 되었는데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고
내려올걸 왜 올라가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절대 느낄 수 없는
정말 좋은 산행이었고, 금오산 약사암 적극 추천합니다.